개봉 : 2017년 9월 21일

감독 : 김현석

주연 : 나문희, 이제훈

수상 : 38회 청룡영화상, 18회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37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등

 

시놉시스

  2007년, 한국. 수년 간 한 마을에 살며 수천 건의 민원을 넣어 ‘도깨비 할매’라고 불리는 ‘옥분’은 새로 부임한 공무원 ‘민재’의 영어 실력이 굉장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동안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해 왔으나 진전이 더디던 ‘옥분’은 ‘민재’에게 영어를 가르쳐 달라고 부탁하고, 여러 번 거절하던 ‘민재’는 요청을 받아들인다. 그러나 해외로 입양된 ‘옥분’의 남동생이 누나와 자신의 관계를 부정하며 ‘옥분’을 만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민재’는 이제 ‘옥분’이 영어를 배울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여 영어를 가르치지 않으려 한다. 한편 ‘옥분’은 과거 일제에 의해 강제로 끌려갔다 살아남은 위안부로, 함께 살아 돌아온 친구의 건강 상태가 악화돼 더 이상 일제의 위안소 만행을 알리는 증언을 할 수 없게 되자, 자신이 직접 나서기로 결심한다. 기자, 인권운동가, 통역가 등 여러 전문가들의 도움과 국민적 지지를 받으며 미국 하원 의회 공개 청문회에 갔으나 위안부였음을 증명할 수 없다는 난관에 부딪히는 ‘옥분’은 극적인 ‘민재’의 도움으로 무사히 연설을 마친다. 미국에서 돌아온 후에도 ‘옥분’은 계속해서 일본군 위안부의 실상과 만행을 세상에 알린다.

 

영화 내적 평가

  자칫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소재이지만 영화 전반부의 코믹한 분위기 덕분에 관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그러나 마냥 가볍지만은 않다. ‘옥분’이 병원에 입원한 친구에게 말하는 씬이나, ‘옥분’이 어머니의 무덤 앞에서 “왜 나에게 숨어 살라고 하셨나”라며 눈물을 흘리는 씬, 청문회에서 ‘옥분’이 보여주는, 자신이 위안부일 때 자신의 몸에 일본군들이 새긴 상처의 흉터들 등은 일제가 위안소에서 저지른 만행이 얼마나 잔인했으며 피해자들의 삶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잘 보여준다.

  영화는 어릴 때 제대로 교육 받지 못한 노인이 미국에서 영어로 연설하는 설정을 관객들이 어색하게 느끼지 않도록 몇 가지 장치를 두었다. ‘옥분’은 예전부터 스스로 영어 학원에 다니거나 영어 동영상 등으로 공부하여 영어 실력이 어느 정도 받쳐주는 인물이다. 또한 ‘옥분’의 남동생은 어릴 적에 헤어져 다른 나라에 살면서 한국말을 잊어버렸고 누나와의 연락을 거부하고 있다. 따라서 ‘옥분’이 자신의 동생과 소통하려면 영어를 배워야 한다. 이러한 설정들은 영화의 초반부터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언급하지 않아도 내용이 매끄럽게 흘러가게 한다.

  영화의 결말은 ‘옥분’의 감동적인 연설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옥분’은 이후에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리기 위해 전세계 곳곳을 다닌다. 막연한 다짐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언제 어느 장소에서 증언을 하기로 일정을 잡았다는 ‘옥분’의 대사가 나온다. 이는 문제가 완벽하게 해결된 것이 아니며,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을 관객들이 느끼게 한다. 

  ‘민재’가 ‘옥분’에게 증거 자료를 전달해 주기 위해 갑자기 미국의 청문회 장소에 나타나는 것은 비약이 심했다. ‘민재’가 ‘옥분’의 연설을 많이 도와주었고, 증거 자료인 사진이 어디에 있는지도 알고 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민재’는 어디까지나 ‘옥분’의 영어 선생이자 같은 마을에 사는 친한 이웃일 뿐, 청문회 연설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인물은 아니다. 영화에서 ‘민재’가 ‘옥분’의 증언이 증거 불충분으로 힘들 것 같다는 기사를 읽는 씬과 청문회 장소에 도착하는 씬은 시간적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다. 한국과 미국의 공간적 거리도 상당하다. 그럼에도 ‘민재’를 등장시킨 것은 시공간적 단계를 과하게 뛰어넘었다고 본다. 또한 ‘민재’가 의회에 도착해 막무가내로 문을 열려고 하고, 그런 ‘민재’를 막는 가드들의 씬을 삽입한 것은 영화의 극적인 연출을 노린 것으로 보이나 오히려 너무 과하고 개연성이 떨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영화 외적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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